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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리 ᴹᴼᴿ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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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자리에서. 남은 이들이, 세계의 끝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쏴아아- 철썩. 파도. 가슴에 닿던 물결이, 어느새 발목. "....언제부터 알았어요?" 그 경이로운 광경을 눈에 담으며, 사라져가는 바다를 향해 물었다. "이렇게 끝나리라는 것을, 그런 '흐름'인 것을 어느 정도 아셔서 그렇게 가신 거 아닙니까?" 오트만의 바다는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그래서 바다였던 겁니까? 고작 파도 몇 번으로 끝날 조촐한 바다? 마법사의 기적이, 오트만 보들레르의 인생을 담은 최후의 스펠이, 고작....?" 펠릭스 드릭시엘의 스펠은 제국의 역사를 바꾸고 모든 바람마법사의 빈 자리를 채웠다. 가우만 델허스트의 스펠은 계곡의 모든 바람에게 속삭였으며, 한 마법사의 인생을 바꿨다. 오트만 보들레르의 스펠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 물길을 조금 틀어줬을 뿐. 모든 것이, 이 순간을 향해 흘러왔음을 알았기에. 그래서 바다. 고작, 결국, 기어이, 마침내. 바다.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남은 이들이, 세계의 끝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쏴아아- 철썩. 파도. 가슴에 닿던 물결이, 어느새 발목. "....언제부터 알았어요?" 그 경이로운 광경을 눈에 담으며, 사라져가는 바다를 향해 물었다. "이렇게 끝나리라는 것을, 그런 '흐름'인 것을 어느 정도 아셔서 그렇게 가신 거 아닙니까?" 오트만의 바다는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그래서 바다였던 겁니까? 고작 파도 몇 번으로 끝날 조촐한 바다? 마법사의 기적이, 오트만 보들레르의 인생을 담은 최후의 스펠이, 고작....?" 펠릭스 드릭시엘의 스펠은 제국의 역사를 바꾸고 모든 바람마법사의 빈 자리를 채웠다. 가우만 델허스트의 스펠은 계곡의 모든 바람에게 속삭였으며, 한 마법사의 인생을 바꿨다. 오트만 보들레르의 스펠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 물길을 조금 틀어줬을 뿐. 모든 것이, 이 순간을 향해 흘러왔음을 알았기에. 그래서 바다. 고작, 결국, 기어이, 마침내. 바다.
말을 나눌 때보다 조용히 옆에 앉아 있을 때 더 깊은 대화를 하던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말을 나눌 때보다 조용히 옆에 앉아 있을 때 더 깊은 대화를 하던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오트만이 있던 자리에 그대로 굳어있던 노툼은 밀물과 함께 밀려온 그의 찢어진 로브자락을 주워들었다. 텅빈 로브 속에는 가장 맑은 바다처럼 푸른 빛깔의 물방울 모양의 보석만이 남아있었다. 어떤 대마법사의 마지막 주문과는 비교되는 소소한 기적. 수백 명이 머무를 수 있는 건물의 형태로 남겨진 대마법사의 유해와, 일곱 구멍이 뚫린 지팡이의 형태로 남겨진 스승이며 아버지였던 누군가의 흔적보다도 작게, 손톱과 작은 보석으로 남겨진 오트만의 유해. "....오트만답다." 노툼은 그의 삶과 같이 푸르게 빛나는 보석을 손에 담으며 생각했다. 이정도면 충분하리라 믿었을 것이다. 적을 찢어발기는 태풍이 아닌, 새 물길의 시작을 위한 작은 종잣물이면 충분하리라. 그렇게 믿었기에, 마법사의 영혼은 사나운 바다가 아닌 평화로운 바다의 형태로, 부드러운 소금기 어린 바닷 바람으로 코를 찌르는 피냄새를 밀어내며, 뒷일을 맡긴 것이다.
오트만이 있던 자리에 그대로 굳어있던 노툼은 밀물과 함께 밀려온 그의 찢어진 로브자락을 주워들었다. 텅빈 로브 속에는 가장 맑은 바다처럼 푸른 빛깔의 물방울 모양의 보석만이 남아있었다. 어떤 대마법사의 마지막 주문과는 비교되는 소소한 기적. 수백 명이 머무를 수 있는 건물의 형태로 남겨진 대마법사의 유해와, 일곱 구멍이 뚫린 지팡이의 형태로 남겨진 스승이며 아버지였던 누군가의 흔적보다도 작게, 손톱과 작은 보석으로 남겨진 오트만의 유해. "....오트만답다." 노툼은 그의 삶과 같이 푸르게 빛나는 보석을 손에 담으며 생각했다. 이정도면 충분하리라 믿었을 것이다. 적을 찢어발기는 태풍이 아닌, 새 물길의 시작을 위한 작은 종잣물이면 충분하리라. 그렇게 믿었기에, 마법사의 영혼은 사나운 바다가 아닌 평화로운 바다의 형태로, 부드러운 소금기 어린 바닷 바람으로 코를 찌르는 피냄새를 밀어내며, 뒷일을 맡긴 것이다.
문득 옛 인연이 떠오른다. 꽤 오래전 인연이. 축하할 일이 있어 선물을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 약간 늦었다. 소식에 빠른 이들은 이미 선물을 주었으니까. 몇 년을 매일 얼굴을 봤지만,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잘 알지 못했다. 그래도 선물에는 마음이 담겨야 한다며 며칠을 끙끙댔다. 참... 생각해보면 나도 주변인에게 관심이 없었지. 지인이 '걔 퍼즐 좋아하더라'하고 말해줘서 천 피스짜리 퍼즐 액자를 선물했다. 많이 크더라. 나중에 알았지만 그 퍼즐과 천 피스 퍼즐 액자는 꽤 거리가 있었다. 난 꽤나 눈치 없는 짓을 한 셈이다. 그런데 얼마 후에 내가 준 액자를 다 맞추었다고, 워낙 커 가족과 같이했다며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냥 넘어가도 되었을 텐데.. 그 너스레가 나는 괜스레 고마웠다. 그러고보니 기대하지도 않았던 관심을 꽤 자주 건네주어 날 놀래키곤 했었지. 일하는게 똑부러지던, 어여쁜 얼굴만큼 마음도 고왔던 친구 덕에 오늘 문득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오늘도 좋은 날이다.
문득 옛 인연이 떠오른다. 꽤 오래전 인연이. 축하할 일이 있어 선물을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 약간 늦었다. 소식에 빠른 이들은 이미 선물을 주었으니까. 몇 년을 매일 얼굴을 봤지만,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잘 알지 못했다. 그래도 선물에는 마음이 담겨야 한다며 며칠을 끙끙댔다. 참... 생각해보면 나도 주변인에게 관심이 없었지. 지인이 '걔 퍼즐 좋아하더라'하고 말해줘서 천 피스짜리 퍼즐 액자를 선물했다. 많이 크더라. 나중에 알았지만 그 퍼즐과 천 피스 퍼즐 액자는 꽤 거리가 있었다. 난 꽤나 눈치 없는 짓을 한 셈이다. 그런데 얼마 후에 내가 준 액자를 다 맞추었다고, 워낙 커 가족과 같이했다며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냥 넘어가도 되었을 텐데.. 그 너스레가 나는 괜스레 고마웠다. 그러고보니 기대하지도 않았던 관심을 꽤 자주 건네주어 날 놀래키곤 했었지. 일하는게 똑부러지던, 어여쁜 얼굴만큼 마음도 고왔던 친구 덕에 오늘 문득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오늘도 좋은 날이다.
유는 사람의 삶을 살았으며 84세의 나이로 자신의 링에서 내려왔다. 사람의 삶을 살았다.
유는 사람의 삶을 살았으며 84세의 나이로 자신의 링에서 내려왔다. 사람의 삶을 살았다.
한 주 정도 방송도 쉴 정도로 열심히 놀았다. 간만에 너무 열심히 놀았는지 월요일을 시작하는 피로가 아직도 가시질 않는다. 오늘 방송을 다시 한다고 공지를 했는데 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될 정도다. 뭐.. 퇴근하고 집에 가면 또 사라지는게 피로니까 어쨌든 공지도 했고 버텨봐야지. 오늘 날 더 피로하게 할 일만 없었으면 싶다.
한 주 정도 방송도 쉴 정도로 열심히 놀았다. 간만에 너무 열심히 놀았는지 월요일을 시작하는 피로가 아직도 가시질 않는다. 오늘 방송을 다시 한다고 공지를 했는데 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될 정도다. 뭐.. 퇴근하고 집에 가면 또 사라지는게 피로니까 어쨌든 공지도 했고 버텨봐야지. 오늘 날 더 피로하게 할 일만 없었으면 싶다.
지난 3월은 다사다난했다. 정말로, 정말로 다사다난했다. 고작 한 달이라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대체 몇 가지 일이 있었던 건지. 잠이 오지 않는 이 밤에 3월을 돌아보다 문득 생각한다. 이게 DJ의 삶인가. 방송을 하지 않고 그냥 살았으면 1년 동안 겪었을 지도 모를 일을 불과 한 달 사이에 겪은 것 같다. 그래, 이러니 DJ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멘탈이 수시로 갈려나가고, 감정적으로 번아웃에 빠지기 쉬운 것이겠지. 참으로 긴 한 달이었다. 참으로 긴. 오히려 현생이 짧았던 한 달. 4월은 또 어떠려나. 어제 오늘처럼 피곤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면서도 또 무언가 새로운 일들로 내가 배우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하는 은근한 기대감도 생긴다. 방송 시작하기를 잘하긴 한 것 같다.
지난 3월은 다사다난했다. 정말로, 정말로 다사다난했다. 고작 한 달이라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대체 몇 가지 일이 있었던 건지. 잠이 오지 않는 이 밤에 3월을 돌아보다 문득 생각한다. 이게 DJ의 삶인가. 방송을 하지 않고 그냥 살았으면 1년 동안 겪었을 지도 모를 일을 불과 한 달 사이에 겪은 것 같다. 그래, 이러니 DJ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멘탈이 수시로 갈려나가고, 감정적으로 번아웃에 빠지기 쉬운 것이겠지. 참으로 긴 한 달이었다. 참으로 긴. 오히려 현생이 짧았던 한 달. 4월은 또 어떠려나. 어제 오늘처럼 피곤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면서도 또 무언가 새로운 일들로 내가 배우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하는 은근한 기대감도 생긴다. 방송 시작하기를 잘하긴 한 것 같다.
"당연하지. 네가 잃어버린 것과 원수. 둘 중에 어느 것이 네게 더 가치 있는지를 생각하면 뻔하잖아. 복수의 순간이 짧아서? 허무하게, 너무 간단하게 끝나서? 알고 보니 저놈이 불사신 같은 거라 무한히 살아나서 백 번이고 이백 번이고 반복해서 죽이면 네 속에 응어리진 감정이 다 사라질 것 같아?" "...." "아니지? 그럴 수밖에 없는 거야. 가치를 비교할 수 없으니까. 원수의 고통보다 네 가족, 네 삶이 훨씬 더 네게 의미 있는 것이니까. 이런 종류의 감정은 해소될 수 없어. 미안하지만, 네가 지금껏 안고 살아왔던 분노와 죄책감은 평생 너를 괴롭힐거야. 복수가 짧은 회피가 될 수는 있지만 네가 기억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감정은 쓴물처럼 올라오겠지. 그 목덜미에 이빨을 박아넣은 순간 너도 모르게 깨달아 버린 거야. 여기가 종점이 아니라는 것을. 네가 그 짐을 영원히 지고 가야 한다는 것을 말이지."
"당연하지. 네가 잃어버린 것과 원수. 둘 중에 어느 것이 네게 더 가치 있는지를 생각하면 뻔하잖아. 복수의 순간이 짧아서? 허무하게, 너무 간단하게 끝나서? 알고 보니 저놈이 불사신 같은 거라 무한히 살아나서 백 번이고 이백 번이고 반복해서 죽이면 네 속에 응어리진 감정이 다 사라질 것 같아?" "...." "아니지? 그럴 수밖에 없는 거야. 가치를 비교할 수 없으니까. 원수의 고통보다 네 가족, 네 삶이 훨씬 더 네게 의미 있는 것이니까. 이런 종류의 감정은 해소될 수 없어. 미안하지만, 네가 지금껏 안고 살아왔던 분노와 죄책감은 평생 너를 괴롭힐거야. 복수가 짧은 회피가 될 수는 있지만 네가 기억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감정은 쓴물처럼 올라오겠지. 그 목덜미에 이빨을 박아넣은 순간 너도 모르게 깨달아 버린 거야. 여기가 종점이 아니라는 것을. 네가 그 짐을 영원히 지고 가야 한다는 것을 말이지."
"그거 아는가. 노인을 구성하는 요소에서는 기억의 비중이 육신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지. 곧 사라질 육신과 달리, 기억은 평생에 걸쳐 쌓여있으니 말이야. 그런 내게, 놈들은 끔찍한 기억을 심어주었어. 너무나도 끔찍한, 죽는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을." "의사가 복수심에 눈이 멀어 무기나 만든다고 비난하려거든 말리지 않겠네. 사실이니까. 하지만, 나는 놈들을 인간으로 보지 않아. 이 세상에 깊숙이 뿌리내린 병증으로 보고 있지. 치료할 수 없다면, 통째로 잘라 뜯어낼 수밖에 없지 않나." "그렇게 의사로 사는데 집착한다니 묻겠소만. 내가 이걸로 그놈들을 죽이면.... 또 살인자라고 자책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내가 방금 네놈에게 준 물건은 처방전이고 약이야. 다소 특이한, 딱 하나의 병에만 잘 드는 치료제. 그리고 의사로서 나를 포기하게 만든 건 다름 아닌 그 놈들이니,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지"
"그거 아는가. 노인을 구성하는 요소에서는 기억의 비중이 육신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지. 곧 사라질 육신과 달리, 기억은 평생에 걸쳐 쌓여있으니 말이야. 그런 내게, 놈들은 끔찍한 기억을 심어주었어. 너무나도 끔찍한, 죽는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을." "의사가 복수심에 눈이 멀어 무기나 만든다고 비난하려거든 말리지 않겠네. 사실이니까. 하지만, 나는 놈들을 인간으로 보지 않아. 이 세상에 깊숙이 뿌리내린 병증으로 보고 있지. 치료할 수 없다면, 통째로 잘라 뜯어낼 수밖에 없지 않나." "그렇게 의사로 사는데 집착한다니 묻겠소만. 내가 이걸로 그놈들을 죽이면.... 또 살인자라고 자책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내가 방금 네놈에게 준 물건은 처방전이고 약이야. 다소 특이한, 딱 하나의 병에만 잘 드는 치료제. 그리고 의사로서 나를 포기하게 만든 건 다름 아닌 그 놈들이니,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지"
"에라이, 자존심이 있지 이놈아. 살인자라는 건 말이야. 적어도 지가 살인자라는 사실 자체에는 떳떳해야 돼. 뭐 어쩔 수 없었다느니, 정의니 복수니 다 때려치우고 내가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 하나는 확실히 대가리에 박아 둬야 한단 말이다. 거기서마저 도망치려면 정말 평생 단 한순간도 안주하지 못하고 도망쳐야 하거든. 네놈 머리통에서 뇌를 뽑아내지 않는 이상." "...언제는 자유로워지라고 하지 않았나?" "그러니까. 마주해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는 법이야. 지금 당장 이해하라곤 안 한다. 때가 되면, 네놈도 알아서 이해하게 될 거야. 짐승으로도, 사람으로도 살아본 네놈이니까 말이야." "히포크라테스 선서도, 제네바 선언도 이럴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어! 많은 의사들이 말하길 '그저 환자가 눈앞에 있으면 생명을 구할 뿐이다.'라고 하더군. 하지만 그건.... 도피가 아닌가? 나의 의술이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든다면, 그게 어떻게 의술이 될 수 있느냐는 말이야..."
"에라이, 자존심이 있지 이놈아. 살인자라는 건 말이야. 적어도 지가 살인자라는 사실 자체에는 떳떳해야 돼. 뭐 어쩔 수 없었다느니, 정의니 복수니 다 때려치우고 내가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 하나는 확실히 대가리에 박아 둬야 한단 말이다. 거기서마저 도망치려면 정말 평생 단 한순간도 안주하지 못하고 도망쳐야 하거든. 네놈 머리통에서 뇌를 뽑아내지 않는 이상." "...언제는 자유로워지라고 하지 않았나?" "그러니까. 마주해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는 법이야. 지금 당장 이해하라곤 안 한다. 때가 되면, 네놈도 알아서 이해하게 될 거야. 짐승으로도, 사람으로도 살아본 네놈이니까 말이야." "히포크라테스 선서도, 제네바 선언도 이럴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어! 많은 의사들이 말하길 '그저 환자가 눈앞에 있으면 생명을 구할 뿐이다.'라고 하더군. 하지만 그건.... 도피가 아닌가? 나의 의술이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든다면, 그게 어떻게 의술이 될 수 있느냐는 말이야..."
[가우만 딜런 델하스트가. 제자, 아스트라드에게.] ....나는....마침내 그날의 바람이, 내 바람을 들어줬다는 것을 알았단다. 아스트라드. 밤하늘의 별이라. 어느 순간 바람이 가는 곳에 내 마음이 가 있었던 게지. 아스트라드야. 내 삶이 끝날 때까지 사과한들 네 아픔을 덮어줄 수 없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구나. 스승의, 끝까지 스승으로 살아온 아비의 눈물이 떨어진 편지에, 제자였던 아들의 눈물이 떨어졌다. '그것이.... 내 바람이기에.' 끝내 보내어지지 못한 편지는, 마침내 바람을 타고. 8년 전부터 단 한번도 열리지 않은 어린 마법사의 편지함을 향해. 보내졌으나 닿지 않았다 여겨진 편지들은, 이제는 세상에 없을 그 사람을 향해. 자신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준 스승 가우만이자, 모든 것을 내어준 아버지 딜런을 향해. 바람을 타고, 저 하늘 위로. 멀리. 더 멀리. 마침내. 바람 마법사를 향한 바람 마법사의 편지가. 서로에게 닿았다.
[가우만 딜런 델하스트가. 제자, 아스트라드에게.] ....나는....마침내 그날의 바람이, 내 바람을 들어줬다는 것을 알았단다. 아스트라드. 밤하늘의 별이라. 어느 순간 바람이 가는 곳에 내 마음이 가 있었던 게지. 아스트라드야. 내 삶이 끝날 때까지 사과한들 네 아픔을 덮어줄 수 없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구나. 스승의, 끝까지 스승으로 살아온 아비의 눈물이 떨어진 편지에, 제자였던 아들의 눈물이 떨어졌다. '그것이.... 내 바람이기에.' 끝내 보내어지지 못한 편지는, 마침내 바람을 타고. 8년 전부터 단 한번도 열리지 않은 어린 마법사의 편지함을 향해. 보내졌으나 닿지 않았다 여겨진 편지들은, 이제는 세상에 없을 그 사람을 향해. 자신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준 스승 가우만이자, 모든 것을 내어준 아버지 딜런을 향해. 바람을 타고, 저 하늘 위로. 멀리. 더 멀리. 마침내. 바람 마법사를 향한 바람 마법사의 편지가. 서로에게 닿았다.
"그래. 오래된 석탄처럼 말이야, 한번 불이 붙었으면 끝까지 불타거나,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차가운 돌덩이로 살았어야 한다고. 어중간하게 불타다 꺼져버리면 쓸모없이 바스러지고 습기가 차서 불이 붙지도, 단단하게 살지도 못하거든." - 어딘가의 글에서
"그래. 오래된 석탄처럼 말이야, 한번 불이 붙었으면 끝까지 불타거나,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차가운 돌덩이로 살았어야 한다고. 어중간하게 불타다 꺼져버리면 쓸모없이 바스러지고 습기가 차서 불이 붙지도, 단단하게 살지도 못하거든." - 어딘가의 글에서
"케냐는 제국주의로부터 독립해 탄생했으며, 케냐의 국경을 그린건 우리 스스로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런던, 파리, 리스본이었다."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은 국경 너머에 역사와 문화, 언어를 공유하는 동포가 있고, 만약 우리가 민족이나 인종, 종교적 동질성을 추구했다면 지금까지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이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물려받은 현재의 국경을 인정하고, 그걸 넘어서 대륙 전체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의 위험한 향수를 가지고 옛 역사를 뒤돌아보는 대신, 우리는 아무도 모르던 위대함을 향해 앞을 바라보는 것을 선택했다." "우리가 아프리카 단결 기구와 국제연합 헌장을 따르기로 한 것은, 우리가 현재의 국경에 만족해서가 아니라 평화에서 탄생할 위대한 것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제국주의의 붕괴에서 탄생한 새로운 국가들은 누구나 주변국의 동포들과 통합되기를 갈망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갈망을 무력으로 추구하는 것에 반대한다.
"케냐는 제국주의로부터 독립해 탄생했으며, 케냐의 국경을 그린건 우리 스스로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런던, 파리, 리스본이었다."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은 국경 너머에 역사와 문화, 언어를 공유하는 동포가 있고, 만약 우리가 민족이나 인종, 종교적 동질성을 추구했다면 지금까지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이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물려받은 현재의 국경을 인정하고, 그걸 넘어서 대륙 전체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의 위험한 향수를 가지고 옛 역사를 뒤돌아보는 대신, 우리는 아무도 모르던 위대함을 향해 앞을 바라보는 것을 선택했다." "우리가 아프리카 단결 기구와 국제연합 헌장을 따르기로 한 것은, 우리가 현재의 국경에 만족해서가 아니라 평화에서 탄생할 위대한 것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제국주의의 붕괴에서 탄생한 새로운 국가들은 누구나 주변국의 동포들과 통합되기를 갈망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갈망을 무력으로 추구하는 것에 반대한다.
인연이 닿아 몹쓸 짓을 당하고 있던 사람을 구해주긴 했지만, 이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호의를 보여줬다 해서 언제나 또 그만큼의 호의가 돌아온다는 보장 역시 없다. 모든 것들을 잃은 사람들을 자주 봤다. 사람이다 보니 연민의 감정이 들어 그들에게 필요 이상의 호의를 보여준 적도 많았다. 하지만 그 이후 몇 번은 꼭 뒤통수를 맞았다. 간밤에 식량과 물을 훔쳐 달아난다든가, 가지고 있던 돈 몇 푼을 도둑맞는다든가. 본인 입장에서야 하늘이 무너졌다 해도 일단 자기가 살아야 될 것 아닌가. 그러다 보면 주변의 여유 있는 사람이 다가와 잘 해주면, 속으로는 언젠가 저이에게 이 은혜를 갚아야겠다는 근거없는 결심을 자기위안하듯 품은 후, 정작 기회를 보고 음식이나 돈을 훔쳐 달아난다. 일단 자기도 먹어야 하고, 타인을 죽이고 빼앗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먹여 살려야 할 자식들도 있을테니, 당장 이게 급한 것이다. 은혜갚는 건 한참 뒤의 일이고.
인연이 닿아 몹쓸 짓을 당하고 있던 사람을 구해주긴 했지만, 이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호의를 보여줬다 해서 언제나 또 그만큼의 호의가 돌아온다는 보장 역시 없다. 모든 것들을 잃은 사람들을 자주 봤다. 사람이다 보니 연민의 감정이 들어 그들에게 필요 이상의 호의를 보여준 적도 많았다. 하지만 그 이후 몇 번은 꼭 뒤통수를 맞았다. 간밤에 식량과 물을 훔쳐 달아난다든가, 가지고 있던 돈 몇 푼을 도둑맞는다든가. 본인 입장에서야 하늘이 무너졌다 해도 일단 자기가 살아야 될 것 아닌가. 그러다 보면 주변의 여유 있는 사람이 다가와 잘 해주면, 속으로는 언젠가 저이에게 이 은혜를 갚아야겠다는 근거없는 결심을 자기위안하듯 품은 후, 정작 기회를 보고 음식이나 돈을 훔쳐 달아난다. 일단 자기도 먹어야 하고, 타인을 죽이고 빼앗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먹여 살려야 할 자식들도 있을테니, 당장 이게 급한 것이다. 은혜갚는 건 한참 뒤의 일이고.
지혜로우면서 선한 자는 베풀면서 상대를 의심한다. 그리고 속을 것을 각오하며, 한 번쯤은 속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베푼다. 후에 그자가 배신했을 시 그를 원망하고, 벌하지. 이윽고 다시 그를 용서한다. 당연하지만, 계속 배신하는 자에게는 다음이 없다. 오로지 벌밖에 없을 뿐. 그러니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 기대를 배신하는 자는 악한 게 아니다. 멍청한 거지. 다음 기회를 잃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멍청이. 진정 현명한 자는 자기 잘못에 대해 참회하고, 반성하고, 후회하며 다음 기회가 주어졌을 때 더욱 잘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어떤 자는 자기가 잘못하지도 않은 것을 반성하고 다음 기회를 얻어, 더 잘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어떤 머저리는 마지막 기회에서도 배신하고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말지. - 어딘가의 글에서
지혜로우면서 선한 자는 베풀면서 상대를 의심한다. 그리고 속을 것을 각오하며, 한 번쯤은 속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베푼다. 후에 그자가 배신했을 시 그를 원망하고, 벌하지. 이윽고 다시 그를 용서한다. 당연하지만, 계속 배신하는 자에게는 다음이 없다. 오로지 벌밖에 없을 뿐. 그러니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 기대를 배신하는 자는 악한 게 아니다. 멍청한 거지. 다음 기회를 잃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멍청이. 진정 현명한 자는 자기 잘못에 대해 참회하고, 반성하고, 후회하며 다음 기회가 주어졌을 때 더욱 잘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어떤 자는 자기가 잘못하지도 않은 것을 반성하고 다음 기회를 얻어, 더 잘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어떤 머저리는 마지막 기회에서도 배신하고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말지. - 어딘가의 글에서
"난 나를 지키고 있는 것뿐이오." "평소에는 있는지도 알 수 없고 다른 이에게 보여 줄 수도 없지만, 내 가슴 속에는 세상을 보는 눈이 하나 더 있소. 그 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소. 그저 멀뚱하니 가만 바라볼 뿐. 세상에 넘쳐나는 다른 힘들에 비하면 무력하고 덧없는 시선이오." "그런데 눈앞에 넘어진 사람이 있으면 그 눈은 있는 힘껏 나를 노려보고 있소. 마치 어서 도우라는 듯, 그게 네가 배운 도리가 아니냐는 듯 외치는 것 같지. 그러나 그건 내 마음속에 있는 무력한 눈빛일 뿐이오. 무시한다고 문제 될 것 없는. 그래서 난 가끔 정말 그 눈을 무시하지. 몇 번 더 그러면 눈빛은 힘을 잃고 흐려져 더더욱 허망한 눈이 되어갈 뿐이오. 아마 시간이 더 지나면 사춘기 지나듯 사라져 버릴 테지." "하지만 난 끝내 그 눈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지켜만 볼 수가 없소. 그 눈은 결국 나의 눈이니까. 사라져버리면 되찾을 수 없을 예전 나의 모습이니까."
"난 나를 지키고 있는 것뿐이오." "평소에는 있는지도 알 수 없고 다른 이에게 보여 줄 수도 없지만, 내 가슴 속에는 세상을 보는 눈이 하나 더 있소. 그 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소. 그저 멀뚱하니 가만 바라볼 뿐. 세상에 넘쳐나는 다른 힘들에 비하면 무력하고 덧없는 시선이오." "그런데 눈앞에 넘어진 사람이 있으면 그 눈은 있는 힘껏 나를 노려보고 있소. 마치 어서 도우라는 듯, 그게 네가 배운 도리가 아니냐는 듯 외치는 것 같지. 그러나 그건 내 마음속에 있는 무력한 눈빛일 뿐이오. 무시한다고 문제 될 것 없는. 그래서 난 가끔 정말 그 눈을 무시하지. 몇 번 더 그러면 눈빛은 힘을 잃고 흐려져 더더욱 허망한 눈이 되어갈 뿐이오. 아마 시간이 더 지나면 사춘기 지나듯 사라져 버릴 테지." "하지만 난 끝내 그 눈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지켜만 볼 수가 없소. 그 눈은 결국 나의 눈이니까. 사라져버리면 되찾을 수 없을 예전 나의 모습이니까."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살아가면서 작은 호의에 마음을 기댄 적이 얼마나 많을까. 가볍게 건넨 한 마디 말, 잠시 내민 손길, 간단한 눈웃음 등 의미를 부여하기도 애매할 작은 호의에 마음이 기뻤던 일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래서 작은 호의를 많이 베풀고 싶었다. 아니 베푼다는 말도 이상하다. 작은 호의를 건네고 싶었다. 할수 있는 한 자주. 타인의 작은 호의에 즐거워한다며 얼마나 많은 핀잔을 받았던가. 이득도 없는 일을 그리도 열심히 한다고 현실을 보라고 얼마나 많은 비웃음을 샀던가. 그래도 차마 뭐라고 할 수 없었던 것은, 그런 냉소 섞인 반응들 속에 내 모습도 있었기 때문이렸다. 고집이라고, 아집이라고 참 많이도 떠들어댔었지. 내 작은 호의에 고마워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고마워해준 그 호의에 힘내 '세상에 나 같은 사람 하나쯤 더 있으면 어때'하고 살았다. 작은 호의가 돌고 돌아, 언젠가 내 자녀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온다면 그때의 행복은 얼마나 클까. 참 좋다.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살아가면서 작은 호의에 마음을 기댄 적이 얼마나 많을까. 가볍게 건넨 한 마디 말, 잠시 내민 손길, 간단한 눈웃음 등 의미를 부여하기도 애매할 작은 호의에 마음이 기뻤던 일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래서 작은 호의를 많이 베풀고 싶었다. 아니 베푼다는 말도 이상하다. 작은 호의를 건네고 싶었다. 할수 있는 한 자주. 타인의 작은 호의에 즐거워한다며 얼마나 많은 핀잔을 받았던가. 이득도 없는 일을 그리도 열심히 한다고 현실을 보라고 얼마나 많은 비웃음을 샀던가. 그래도 차마 뭐라고 할 수 없었던 것은, 그런 냉소 섞인 반응들 속에 내 모습도 있었기 때문이렸다. 고집이라고, 아집이라고 참 많이도 떠들어댔었지. 내 작은 호의에 고마워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고마워해준 그 호의에 힘내 '세상에 나 같은 사람 하나쯤 더 있으면 어때'하고 살았다. 작은 호의가 돌고 돌아, 언젠가 내 자녀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온다면 그때의 행복은 얼마나 클까. 참 좋다.
몇 년만에 함께 사진을 찍던 후배를 만났다. 10년치 사진이 담긴 하드를 날리고, 일에 치여서 카메라를 정리한 나와 달리 이 동생은 아직 사진을 찍고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밤새워서 카메라 이야기, 사진 이야기를 하리라 마음 먹었는데 이 동생도 카메라를 정리 중이었다. 카메라를 사도 일이 바빠 사진 찍을 일이 없다더라. 함께 아쉬워하면서 예전에 찍은 사진을 찾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그나마 백업되어 있던 몇 장의 사진을 또 찾아내어 기분이 좋다. 어서 다시 사진을 찍고 싶다.
몇 년만에 함께 사진을 찍던 후배를 만났다. 10년치 사진이 담긴 하드를 날리고, 일에 치여서 카메라를 정리한 나와 달리 이 동생은 아직 사진을 찍고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밤새워서 카메라 이야기, 사진 이야기를 하리라 마음 먹었는데 이 동생도 카메라를 정리 중이었다. 카메라를 사도 일이 바빠 사진 찍을 일이 없다더라. 함께 아쉬워하면서 예전에 찍은 사진을 찾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그나마 백업되어 있던 몇 장의 사진을 또 찾아내어 기분이 좋다.
어서 다시 사진을 찍고 싶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마르틴 하이데거. 가지마. 늦은 밤, 어두운 방 안에서 나는 매달렸다. 제발 떠나지 말라고, 온몸으로 매달렸다. 결국 그 날은 쉬이 잠들지 못했다. 그리고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나는 버려졌다. 나는 말하는 법을 잊었다. 나를 버린 당신은 그리 오래지 않아 다시 나를 찾았다. 나는 내가 버려지던 때는 기억하지만, 당신이 나를 다시 찾았던 그때는 아직도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나의 말을 다시 지어야 했다. 나서기 좋아하고 장난치기 좋아하던 나의 집은 무너졌고 그 잔해 속에서 얼기설기 끼워맞춘 집이 지어졌다. 그 집이 제 기능을 하기 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생의 어느 순간, 나는 툭하면 금이 가고 엉성해 보이는 내 집을 다시 짓기로 했다. 바닥부터 다지다보니 그 안에 세월과 비바람에 묻힌 잔해가 보였다. 내가 모르는 내가 아직 거기 있었다. 나는 오늘도 그 잔해를 발굴해 집을 보수하고 있다. 언젠가 따뜻해질 내 집을 기대하면서.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마르틴 하이데거. 가지마. 늦은 밤, 어두운 방 안에서 나는 매달렸다. 제발 떠나지 말라고, 온몸으로 매달렸다. 결국 그 날은 쉬이 잠들지 못했다. 그리고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나는 버려졌다. 나는 말하는 법을 잊었다. 나를 버린 당신은 그리 오래지 않아 다시 나를 찾았다. 나는 내가 버려지던 때는 기억하지만, 당신이 나를 다시 찾았던 그때는 아직도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나의 말을 다시 지어야 했다. 나서기 좋아하고 장난치기 좋아하던 나의 집은 무너졌고 그 잔해 속에서 얼기설기 끼워맞춘 집이 지어졌다. 그 집이 제 기능을 하기 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생의 어느 순간, 나는 툭하면 금이 가고 엉성해 보이는 내 집을 다시 짓기로 했다. 바닥부터 다지다보니 그 안에 세월과 비바람에 묻힌 잔해가 보였다. 내가 모르는 내가 아직 거기 있었다. 나는 오늘도 그 잔해를 발굴해 집을 보수하고 있다. 언젠가 따뜻해질 내 집을 기대하면서.
머리 누일 곳이 없구나. 서 있을 곳도, 앉아 있을 곳도, 누워 있을 곳도 없던 그런 때가 있었다. 무작정 바깥으로 나가 어딘지도 모를 장소를 찾아 헤매던 때가 있었다. 어느 순간의 내가 있던 장소들로 가보았지만 이미 그 순간은 사라지고 없었다.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을 따라 가 보았으나 걸어갈수록 공허하고 애초부터 바래질 색도 없었던 것 같은 풍경만이 그 자리에 있었다. 그때 나는, 우리는, 매일 같은 곳을 찾아 매일 같은 길을 걸었지만 항상 다른 곳을 찾았고 항상 다른 길을 걸었다. 한평 남짓했던 나의 방이 그에게는 세상 어느 곳보다 고요한 휴식처였던 것 같다. 당시 나는 생각에 잠겨 침잔하여 스스로에게만 몰두하던 경향이 있어 그가 나를 찾아오는 것을 막진 않았으나 딱히 그를 위해 무엇을 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가 자리에 앉아 벽에 기댄채 내가 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을 그저 허용하고 그 장소에 같이 있었을 뿐. 하지만 그는 그 시간이 무척 귀했노라고 훗날 알려주었다.
머리 누일 곳이 없구나. 서 있을 곳도, 앉아 있을 곳도, 누워 있을 곳도 없던 그런 때가 있었다. 무작정 바깥으로 나가 어딘지도 모를 장소를 찾아 헤매던 때가 있었다. 어느 순간의 내가 있던 장소들로 가보았지만 이미 그 순간은 사라지고 없었다.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을 따라 가 보았으나 걸어갈수록 공허하고 애초부터 바래질 색도 없었던 것 같은 풍경만이 그 자리에 있었다. 그때 나는, 우리는, 매일 같은 곳을 찾아 매일 같은 길을 걸었지만 항상 다른 곳을 찾았고 항상 다른 길을 걸었다. 한평 남짓했던 나의 방이 그에게는 세상 어느 곳보다 고요한 휴식처였던 것 같다. 당시 나는 생각에 잠겨 침잔하여 스스로에게만 몰두하던 경향이 있어 그가 나를 찾아오는 것을 막진 않았으나 딱히 그를 위해 무엇을 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가 자리에 앉아 벽에 기댄채 내가 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을 그저 허용하고 그 장소에 같이 있었을 뿐. 하지만 그는 그 시간이 무척 귀했노라고 훗날 알려주었다.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참 많은 시간들을 밤을 지새우며 살았다. 어떤 해에는 눈물로, 그 해에는 즐거움으로, 또 다른 해에는 열정으로 그리고 또 어느 해에는 그리움으로 밤을 지새웠다.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왜 나는 밤을 희생해 왔는가, 왜 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며 나의 짐을 대신 혹은 함께 짊어지도록 괴롭히고 착취해왔던가. 나는 이 어두움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 시간을 포근했다 말하면서도 결국 진정으로 그 어두움만을 위해 사랑하진 못했다. 그저 그 시간 그 자리에 내가 있었을 뿐, 밤이라는 시간을 빌어 그 자리에 나의 감정을 풀어 놓았을 뿐 밤을 위해 내가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다. 그래 밤은 내게 부모와도 같았다. 이름을 바꾸며 예전 습관들이 자연스레 멀어진 지금은 오히려 밤이 낯설다. 나를 이루는 큰 조각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다른 이를 대하는 듯 낯설고, 더 먼 것 같다. 그래서 더 정이 간다. 나는 이제 밤을 위해 사랑할 수 있을까.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참 많은 시간들을 밤을 지새우며 살았다. 어떤 해에는 눈물로, 그 해에는 즐거움으로, 또 다른 해에는 열정으로 그리고 또 어느 해에는 그리움으로 밤을 지새웠다.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왜 나는 밤을 희생해 왔는가, 왜 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며 나의 짐을 대신 혹은 함께 짊어지도록 괴롭히고 착취해왔던가. 나는 이 어두움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 시간을 포근했다 말하면서도 결국 진정으로 그 어두움만을 위해 사랑하진 못했다. 그저 그 시간 그 자리에 내가 있었을 뿐, 밤이라는 시간을 빌어 그 자리에 나의 감정을 풀어 놓았을 뿐 밤을 위해 내가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다. 그래 밤은 내게 부모와도 같았다. 이름을 바꾸며 예전 습관들이 자연스레 멀어진 지금은 오히려 밤이 낯설다. 나를 이루는 큰 조각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다른 이를 대하는 듯 낯설고, 더 먼 것 같다. 그래서 더 정이 간다. 나는 이제 밤을 위해 사랑할 수 있을까.
참 기분 좋은 날이다. 잠들기 아까운 그런 기분 좋은 날. 매일 이럴 수 있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겠지만 그래도 매일 이랬으면 좋겠다.
참 기분 좋은 날이다. 잠들기 아까운 그런 기분 좋은 날. 매일 이럴 수 있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겠지만 그래도 매일 이랬으면 좋겠다.
따스한 공기를 뒤로 한 채 고즈넉한 발걸음은 과연 나를 위함인가 환영을 기대치 않았건만 시린 바다 같은 밤하늘은 과연 누구를 위함인가 나룻배 하나 없는 저 하늘이더냐 저 하늘 같은 너, 이더냐 마음을 들어보니 암초 같은 내가 있구나 - 내가 떠나온 곳에
따스한 공기를 뒤로 한 채 고즈넉한 발걸음은 과연 나를 위함인가 환영을 기대치 않았건만 시린 바다 같은 밤하늘은 과연 누구를 위함인가 나룻배 하나 없는 저 하늘이더냐 저 하늘 같은 너, 이더냐 마음을 들어보니 암초 같은 내가 있구나 - 내가 떠나온 곳에
행복하자 어느 순간 내 눈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나 모르게 쓰러져 있지 말고 행복하자 어느 그리운 바람결에 묻어 문득 들려온 이야기에 잘 지낸다더라 행복하다더라 어제와 같은 오늘은 아니어도 평범하게 지내고 있다더라 하는 이야기 듣고 싶다 내 몸은 하나인지라 내 눈은 두 개이고, 내 손발도 두 개, 내 귀도 두 개 그리고 너에게 말할 수 있는 입은 하나 뿐이다 나는 혼자다 그러니 내가 없던 시간에 내 눈이 부족하여 보지 못한 그 어느 곳에서라도 쓰러져 있지 말아다오 내가 없어도, 나는 몰라도, 그 어느 누군가가 그 순간 그 자리에 너와 함께 있었다고 어느 바람결에 묻어온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나는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우연히 다시 너를 만났을 때 너의 미소를 보고 나 또한 미소 지을 수 있기를 어떻게 살아왔냐는 서로의 질문에 힘들었지만 잘 이겨냈다는 이야기를 서로에게 들려줄 수 있기를
행복하자 어느 순간 내 눈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나 모르게 쓰러져 있지 말고 행복하자 어느 그리운 바람결에 묻어 문득 들려온 이야기에 잘 지낸다더라 행복하다더라 어제와 같은 오늘은 아니어도 평범하게 지내고 있다더라 하는 이야기 듣고 싶다 내 몸은 하나인지라 내 눈은 두 개이고, 내 손발도 두 개, 내 귀도 두 개 그리고 너에게 말할 수 있는 입은 하나 뿐이다 나는 혼자다 그러니 내가 없던 시간에 내 눈이 부족하여 보지 못한 그 어느 곳에서라도 쓰러져 있지 말아다오 내가 없어도, 나는 몰라도, 그 어느 누군가가 그 순간 그 자리에 너와 함께 있었다고 어느 바람결에 묻어온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나는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우연히 다시 너를 만났을 때 너의 미소를 보고 나 또한 미소 지을 수 있기를 어떻게 살아왔냐는 서로의 질문에 힘들었지만 잘 이겨냈다는 이야기를 서로에게 들려줄 수 있기를
마음에 담아 두지 마라 흐르는 것은 흘러가게 놔두라 바람도 담아두면 나를 흔들 때가 있고 햇살도 담아두면 마음을 새까맣게 태울 때가 있다 아무리 영롱한 이슬도 마음에 담아두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예쁜 사랑도 지나가고 나면 상처가 되니 그냥 흘러가게 놔두라 마음에 가두지 마라 출렁이는 것은 반짝이면서 흐르게 놔두라. 물도 가두면 넘칠 때가 있고 빗물도 가두면 소리내어 넘칠 때가 있다 아무리 즐거운 노래도 혼자서 부르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향기로운 꽃밭도 시들고 나면 아픔이 되니 출렁이면서 피게 놔두라 - 이근대 [너를 사랑했던 시간] 중에서
마음에 담아 두지 마라 흐르는 것은 흘러가게 놔두라 바람도 담아두면 나를 흔들 때가 있고 햇살도 담아두면 마음을 새까맣게 태울 때가 있다 아무리 영롱한 이슬도 마음에 담아두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예쁜 사랑도 지나가고 나면 상처가 되니 그냥 흘러가게 놔두라 마음에 가두지 마라 출렁이는 것은 반짝이면서 흐르게 놔두라. 물도 가두면 넘칠 때가 있고 빗물도 가두면 소리내어 넘칠 때가 있다 아무리 즐거운 노래도 혼자서 부르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향기로운 꽃밭도 시들고 나면 아픔이 되니 출렁이면서 피게 놔두라 - 이근대 [너를 사랑했던 시간] 중에서